한겨레·정당학회·STI ‘2025~26 유권자 패널조사’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스티아이가 함께 진행한 ‘2025~26 유권자 패널조사’ 결과, 응답자의 극우 성향은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 성향 종합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6점)을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4.5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국혁신당은 4점, 개혁신당 지지층은 4.5점 수준이었다.

극우 성향의 분포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극우 성향 지표가 7점 이상인 비율도 상당한 수준이었으며, 일부는 최고점인 10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대체로 3~5점 사이에 응답이 몰려 있었고, 7점 이상의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극단적 정치 성향과 정당 지지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할 만하다.

△권위주의적 가치관 △외국인 혐오, 반이민 정서 △음모론적 신념 △정서적 적개심 등 극우 성향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을 때 ‘정서적 적개심’에서 나타난 점수 분포가 가장 높았다. ‘음모론적 신념’ 역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구의 극우에서 나타나는 ‘외국인 혐오, 반이민 정서’의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분포를 보여 극우의 성향적 특징이 국가·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극우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40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극우 성향 지표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망명 신청자들은 나라를 망치는 원인이다”라는 문항에 대한 동의 정도가 40대는 10점 척도에 3.4점을 기록했지만, 60대는 4.2점, 70살 이상은 4.9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민주주의·권위주의 성향과 관련한 “만약 인권 문제와 같은 잘못만 없었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오늘날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받았을 것이다”라는 문항에는 40대에서 2.4점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70살 이상은 5.5점, 60대는 4.1점을 나타냈다. 20대는 3.2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포퓰리즘 성향과 관련한 “정치는 선과 악의 싸움이다”라는 문항에는 30대가 3.8점으로 가장 낮았고, 70살 이상이 6.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음모론과 관련한 문항은 연령에 따른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실제로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유권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는 문항에 40~60대가 6.1점, 70살 이상이 6.0점을 기록했다.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사람들이 항상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는 문항에는 20대가 6.2점을 기록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고, 60대는 7.1점, 70살 이상은 6.7점을 기록했다. 18~29살은 6.2점, 30대는 6.7점이었다. 한편, 극우 성향 측정 문항에서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박범섭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극우적 정치 태도는 단순한 보수적 성향과는 구분되는 현상”이라며 “한국에선 특히 정서적 적개심과 음모론적 사고방식이 결합할 때 이러한 태도가 강화되는 성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특정 정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층 강경하고 배타적인 태도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 조사 개요 – 2025~26 유권자 패널조사 >

조사의뢰: 한겨레·한국정당학회

조사기관: ㈜에스티아이

조사일시: 2025년 5월 8일∼11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2775명

조사방법: 인터넷 조사(97.8%)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무선 1.5%, 유선 0.7%) 병행

피조사자 선정 방법 : 조사기관 구축 패널 (유무선 RDD 및 통신사 가입자 패널 활용 모집 4864명)

응답률: 59.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기사원문 : https://www.hani.co.kr/arti/politics/election/11974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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